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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영탁(43회)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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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7-11-09 10:10 조회 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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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슬로언 2세(Alfred P. Sloan Jr.)가 GM 회장으로 있을 당시 간부회의 석상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러분 이 결정에 대해 우리 의견이 완전히 일치되었다고 봐도 좋습니까?”

choyt.jpg 이 말에 참석자 전원이 동의하자 슬로언은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다음 회의까지 연기하겠습니다. 다른 생각도 해보고, 우리가 내린 결정이 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이해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라며 회의를 마쳤다. 참석자 전원 동의에도 불구하고 슬로언이 결정을 연기한 것은 의사결정에서 모든 사람이 100% 동의할 경우 그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믿기 쉽지만, 그것은 그만큼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영자들이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반대되는 의견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반대가 많으면 많을수록 여러 가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임원과 직원 간, 팀장과 팀원 간 그리고 부서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전체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개방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 다른 배경과 지식을 보유한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고 이를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개발 사례는 바로 이러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잘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소니의 한 중간직 기술자에 의해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는데, 당시 “우리는 장난감 같은 것은 만들지 않는다”는 경영진의 편견 때문에 의견을 관철시키기까지 온갖 좌절을 겪었다고 한다. 결국 회사 전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플레이스테이션을 시장에 출시하게 되었고, 그것은 1998년 소니 전체 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일화를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떤 의사결정에 있어서든 정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개방적인 기업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 컨설턴트인 제이슨 제닝스는 “지난 20년간 조사한 수백 명의 관리자 중 70%가 보스의 일이 실패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피드백이나 충고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강한 기업 체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대 의견이 자유롭게 노출될 수 있는 문화나 제도적 장치를 의도적으로 만들 필요도 있다. 물론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만 치중하다 보면 의도치 않았던 조직 내의 불협화음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창의성이 발휘되는 조직에서는 어느 정도의 불협화음은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경영자는 이를 하나의 화음으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활용하는 PNI 규칙도 개방적 기업문화 조성을 위한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NI 규칙은 모든 논의는 반드시 긍정적(Positive), 부정적(Negative), 흥미롭게(Interesting)의 순서로 실시하라는 의미이다. 조직 분위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기 때문에 먼저 공격적인 말이 나가게 되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내놓기보다 마음이 상한 채로 입을 다물게 된다. 따라서 PNI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팀 분위기가 자유롭고 화기애애하게 바뀌어 보다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흔히들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똘똘 뭉쳐 강한 기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그러나 하나로 뭉친다는 의미를 ‘모두가 같은 의견을 제시하거나 리더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새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뻗은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한경비지니스 / 조영탁(43회,경영) 휴넷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