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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34회) 교수, "미래에셋 5~6개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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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7-11-20 10:05 조회 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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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은행분과장에 위촉된 이인호(34회,경제) 교수는 지난 상반기부터 자산운용학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은행산업과 자본시장의 변화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대표적 금융학자다.

이 교수는 금융자산의 흐름이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움직이는 것은 이제 기정 사실이 됐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은행산업은 전통적인 역할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고, 펀드 등 자산운용업계의 질적인 성장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이 균형있는 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로 불거진 펀드 시장의 쏠림현상 논란과 관련, 그는 현상 그 자체에 대한 섣부른 비난은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미래에셋과 같은 '스타' 자산운용사가 나옴으로써 그동안의 판매사와 운용사 간에 나타났던 우열 관계가 해소되고 금융산업의 균형이 이뤄질 수 있다며 우리 금융산업에 미래에셋과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5~6개 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미래에셋이 자산운용업계의 '스타'로서 과연 제대로 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이 펀드 유통채널인 증권사를 이용해 운용사로서의 '마켓파워'를 판매사로 전이시킴으로써 펀드 판매에서의 우위를 차지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산운용산업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감독당국이 특정 금융회사와 상품의 '독점화'를 막기 위해 펀드 수익률 조작이나 끼워팔기, 펀드 판매 보수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 사우스햄턴(Southhampton)대 경제학과 부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현재 한국금융학회 간사와 한국계량경제학회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올 상반기에 자산운용학회를 출범시킨 후 초대 회장도맡아 이끌어오고 있다.

다음은 이 교수와 일문일답.

--은행산업의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금융자산이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움직이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다. 투자자의 '리스크 테이킹' 성향도 강해졌고 은행의 간접금융에 대한 대체재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은행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예전에는 투자자들이 은행에 요구불 예금을 넣어놓고 현금을 꺼내썼고 여유 자금을 굴리는 것은 저축성 예금 정도였다. 대담한 몇몇 만이 주식투자 같은 형태의 직접투자에 나섰다. 직접투자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일반 투자자들은, 예를 들어 비싼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 혁신(Financial Innovation)'으로 펀드라는 간접투자 형태가 등장하면서 보통사람도 적은 자금으로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또한 고령화 시대의 도래도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에 대한 선호를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은행으로서는 수익기반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위기에 맞딱뜨리게 됐지만 이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은행의 변신, 그 방향은.

▲전통적인 은행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지급결제기능에 대한 수요는 남겠지만 이마저도 카드 사용의 확대 등으로 현금 사용이 줄어들어 은행의 역할은 최소화될 것이다.

얼마 전 금발심 모임에서 만난 모 은행장은 펀드 판매 유통망을 확대하는 것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었다. 또한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을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었다. 현 시점에서 은행이 처한 현실의 단적인 예라고 생각했다.

은행이 전통적 은행업무 영역을 벗어나 살아남기 위해 속속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할 때다.

--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특정 자산운용사의 '파워'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에 대한 쏠림현상과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인사이트 펀드에 며칠만에 4조원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특정 펀드로의 쏠림현상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지만 쏠림 현상 자체로 펀드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좋치않다.

바이코리아펀드 때도 그랬지만 투자자들은 특정 상품으로의 쏠림현상으로 인한 폐해를 경험하고서도 비슷한 상품이 조금만 다르게 나오면 그것에 몰려들어간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행태는 1929년 대공황 이후부터 반복돼 왔던 것으로 막기 힘들다.

막으면 오히려 금융시장 전체가 죽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따라 특정 운용사의 펀드를 선호하는 것 그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특정 운용사의 시장 지배력에 대해 경쟁사들이 시기와 질투를 보내기 보다는 자신들도 그에 버금가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운용사는 그동안 펀드 판매 보수에서 판매사에 비해 열세의 위치에 서왔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판매사에 비해 운용사는 아무리 직접판매를 확대한다고 해도 그 시장 지배력을 따라잡기 힘들다. 따라서 판매사에 대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 자산운용업계의 '스타'가 필요했다.

미래에셋이 그런 점에서 첫 타자가 된 것인데 이런 '스타 플레이어'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도 투자은행(IB) 부문을 키우라고 금융상품에 관한 규제를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바꾸고 겸영도 가능하게 해 준 것이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점은 금융회사들이 자본시장통합법 통과과정에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지급결제에만 초점을 맞췄지 IB 쪽에서 스타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미래에셋 외의 상위권 운용사들과 같이 그 정도 자본력과 정보력을 가진 회사들이 어느 정도 산업 내에서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하며 적극적으로 나서 금융시장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역할은 고사하고 누구 하나 잘나가면 '딴 짓'해서 그랬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미래에셋이 '스타'로 떠오른 만큼 펀드 시장이나 증시에서의 미래에셋 역할론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미래에셋의 경우 자산운용업계의 '스타'이긴 하지만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스타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한 면도 있다.

미래에셋은 운용사와 더불어 펀드 판매 채널인 증권사도 소유하고 있다. 펀드를 만들고 동시에 유통도 시킬 수 있는 것인데 펀드 판매 보수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래에셋은 운용사보다는 판매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즉 펀드 판매에 있어 판매사인 증권사에 판매 보수를 더 많이 배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래에셋이 자산운용업에서의 '마켓파워'를 판매 쪽으로 전이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미래에셋 스스로가 유통단계에서의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 즉 주도권을 높여 판매에서 다른 회사의 펀드를 배제하도는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자산운용업 전체보다는 경쟁자를 억제하기 위한 유인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자산운용업계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판매사와 운용사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모든 마진을 먹으면 제품 생산이 지속되기 어려운 것처럼 양쪽의 밸런스는 중요하다.

이같이 산업이 균형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스타만으로는 어렵다. 대여섯개의 '스타'가 함께 나와서 경쟁해야 한다. 한 회사가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산업의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다. 따라서 비슷한 규모의 여러 운용사가 나와야 할 것이다.

--최근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 지면서 감독당국이 펀드 판매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사이트 펀드를 허가해준 감독당국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데.

▲미래에셋이 인사이트 펀드를 만들 때 신고를 불성실하게 했었다면 제재해야 마땅하지만 이 또한 펀드를 허가해 준 금융당국이 책임을 면하지는 못할 것이다. 애당초 펀드를 허가해줬으면서 시장에서 논란이 일어나자 이를 검사하겠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금융당국이 구분해야 할 것은 '독점'과 '독점화'의 차이다. 독점은 물건을 잘 만들어서 시장에서 그것만 팔리게 되는 것인데 비해 독점화는 물건을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끼워팔기나 배타적인 영업으로 다른 물건이 못 팔리게 하는 방법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역할은 바로 독점화를 막는 것이지 무조건 독점을 문제삼아서는 안된다. 독점화를 조장하는 운용사의 수익률 조작이나 끼워팔기, 판매 보수 문제 등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금융당국의 역할이다.

또한 투자자의 자유로운 투자 행태를 막지 말되 다만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은 강력히 막아야 한다. 자기 자본으로 투자해서 설령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그것은 개인의 피해에 국한되지만 빌린 돈으로 투자하다가 손해가 발생하면 '펀드런(Fund-Run)'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금발심 은행분과에서 최근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이슈는.

▲최근 대선 이슈로도 떠오른 국책은행 민영화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난 10월 이에 대한 기본방향에 발표되기도 했으나 이것이 확정됐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새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최종적인 밑그림을 그리기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동의된 바는 산업은행의 IB 기능과 기업은행의 '커머셜 뱅킹(commercial banking) 기능을 분리시켜 민간 부문으로 이관하고 중소기업 금융과 같
은 정책금융을 국책은행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책은행을 장기적으로 정리해 민영화하겠다고 하지만 정치적인 문제를 비롯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국내 금융회사와 금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한 과제는.

▲우선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정책이 중요하다. 시장은 경쟁을 통해서 효율성이 창출된다.

예를 들어 외환은행을 국내 은행인 국민은행이 인수해 덩치를 키운 후 글로벌 시장에 나가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꼭 국내에서만 외형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국내에서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꼭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일부 금융회사의 집중도를 높이고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 기존 금융회사들이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도록 하는 비효율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중소기업과 은행 간 거래 관계가 오래될 수록 이자가 올라간다는 결과가 있다. 상식적으로 거래 관계가 오래되면 신용이 쌓여 이자가 낮아져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힘이 없고 은행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속속들이 알게되면서 우열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들이 이들과의 거래에서 착취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는 은행의 국내 시장 집중도가 높을 수록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은행 수익은 높아지지만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최근에 은행산업 집중도와 시중 효율성의 관계에 대해 조사하려고 금융감독원에 자료를 요청했는데 받지 못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 김태은 기자 te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