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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동성(25회) ‘존경받는 기업’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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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7-11-23 11:47 조회 2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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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대표하던 ‘돈 많이 버는 기업’ 대신, 21세기에는 ‘존경받는 기업’이 새로운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해야 하는데, 헬싱키경제대학원의 민나 할메 교수는 이를 네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1단계는 돈을 버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하는 법적, 경제적 CSR이다. 2단계는 수재의연금이나 불우이웃돕기 성금 같은 자선, 즉 측은지심에 입각해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이다. 3단계는 문화 이벤트를 열거나 스포츠 팀을 운영해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형성, 궁극적으로 매출액 증가에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끝으로 4단계는 BOP(Bottom-of-Pyramid) 모델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기업 (Social Enterprise) 모델이다. 이는 세계 인구를 연간 소득에 따라 2만 달러 이상, 2000~2만 달러(20억 명), 2000달러 미만(40억 명) 등 세 그룹으로 나누고, 마지막 그룹에 대해 기업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 구매력이 5달러도 안 되는 이들 빈곤층에 싸고 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수준 높은 CSR임은 물론, 가장 매력적인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들이 참여하는 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가장 빠른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지난해 노벨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 총재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CSR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2005년 국내 기업들이 CSR에 지출한 돈은 1조4025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4% 늘었다. 또 국내기업의 CSR 지출 비중은 매출액 대비 0.17%로 일본 기업 0.13%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는 한국의 CSR 투자규모는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부분 1~3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최근 국내 기업 중에서도 사회적 이슈를 기업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하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긴 하다. KT의 ‘IT서포터즈’ 활동은 정보통신기기 보급이나 정보화 교육 제공과 같은 전통적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 IT 활용능력 향상을 통해 삶의 가치를 높이고, 지식기반 사회 진입을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직원 중 IT 전문가 400명을 선발하여 전업으로 국민의 IT 활용능력 교육, 기기 점검은 물론 IT를 활용하여 새로운 직업을 찾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등 삶의 가치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새로운 사회공헌 분야를 ‘임직원의 전문지식 기부’라는 이름으로 선도하고 있다.

한국기업 중 4단계 CSR로 완전히 진입한 기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민의 역동성을 고려할 때 사회적 기업형 모델은 불원간 다른 나라보다도 더 활발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 조동성(25회,경영) 서울대 경영대 교수]